현재 철근 가격은 2016년 대비 약 2배가량 상승하였습니다. 철근은 주요 건설 자재 중 하나로써 이러한 자재 가격의 상승은 아파트 일반 분양가의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오늘은 철근 가격의 추이와 자재 가격 상승이 가져올 부동산 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건설원가 중 자재비 비중
대한건설협회의 완성공사원가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건설원가 중 자재비 비중은 약 25% 정도입니다.
철근 가격 추이 (2016년~2021년)
기초 원료가 되는 철스크랩(고철)부터 철강제품 중 하나인 철근까지 2016년 이후로 줄곧 가격의 상승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자료 상에는 반영이 되지 않았으나 2021년 2분기 이후에도 철스크랩 및 철근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에 있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이해를 위해 각각의 연평균 증가율을 추산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본적인 물가 상승률과 비교할 때, 건설 원가의 상승 흐름이 얼마나 가파른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물론, 철근 외에도 다양한 건설자재가 있기 때문에 해당 수치 하나로 모든 원가 상승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멘트 등 다른 자재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다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이는 건설원가 상승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 철광석 및 철근 가격 연평균 증가율 (2016년~2021년)
- 철스크랩(고철) : 연간 약 18.6%
- 철근 : 연간 약 12.8%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분양가 상한제
보통, 아파트의 분양가는 '택지비+건설비'에 근거하여 책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건설자재 가격의 상승은 일반분양가 상승에 힘을 실어 줍니다. 물론, 신규 주택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프리미엄 역시 분양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 이슈가 되던 고분양가 논란은 바로 이러한 '건설원가의 상승 + 신규 주택 공급의 부족'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의 자료는 이러한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설 공사비 지수(공동주택 기준)와 전국 평당 분양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 중에 있습니다. 특히, 2021년 초반 이후로 건설 공사비 지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목할만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분양가는 하염없이 상승을 하게 될까요? 기본적으로 원가의 상승과 수요의 증가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분양가 상한제'입니다.
공동주택 분양 시, 분양가를 일정 가격 이하에서만 판매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분양가 상한제입니다. 예를 들자면, 실제로 10억을 내고서라도 집을 살 의향이 있는 수요자에게 최대 8억에 판매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수요자의 입장에선 2억이나 저렴하게 집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도처럼 보입니다. 반면, 공급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공급자의 경우는 2억의 확정 손실을 떠안고 판매를 해야 합니다. 공급자의 마진이 20%라면 기껏 건축하여 판매를 하여도 남는 게 없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이러한 가격의 규제는 공급자로 하여금 공급 행위를 멈추도록 만듭니다. 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익을 줄여가며 판매 행위를 하는 건설사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의 조합에게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대지를 팔아 건축비를 충당하는 구조입니다. 위와 같은 분양가 상한제는 사업성을 악화시키며 조합원의 이익을 줄어들도록 만듭니다. 조합도 엄연한 이익 집단이기에 이러한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어떠한 모습으로 펼쳐질까?
그렇다면, 이제 답이 어느 정도 나온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드리자면, 신규 주택 원가의 상승과 수요의 증가는 결코 분양가 상한제와 양립할 수 없습니다. 공급 행위 자체를 멈추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에는 이러한 분양가 상한제가 완화되거나 서서히 폐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합니다.
그럼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지속된다면 어떠한 일이 발생할까요? 신규 주택 공급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며, 이는 자연스레 기존 주택 가격의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기존 주택 가격의 상승은 신규주택에 대한 프리미엄을 더욱 높일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신규 주택 분양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있는데 어떻게 분양가 상승이 나오냐는 질문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분양가의 상승은 신규 주택이 지닐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시장에서 충분히 팔릴 수 있음에도, 가격 규제로 인해 판매하지 못할 뿐입니다.
결국, 이 게임의 본질은 공급이고 공급이 해결되지 못하면 악순환의 고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다른 글을 통해 소개한 노후주택 이슈와 비슷하게, 이러한 분양가 상한제 역시 공급과 밀접한 굉장히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이 규제의 유무에 따라 공급의 유무 역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결코 어떠한 정부라도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을 좌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급의 키가 민간에게 있다면, 좋든 싫든 자연스럽게 공급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입니다. 공급의 키가 공공에 있다고 생각해도 흐름은 비슷할 것입니다. 결국 공급의 근간이 되는 토지라는 생산요소를 결국 민간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공공 소유의 부지는 제한적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어떠한 모습을 띄게 될까요?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해줍니다. 결국 무엇을 건드려도 본질적인 공급의 이슈로 귀결되기에 차기 정부는 정치 이념과 무관하게 공급 확대책을 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분양가 상한제의 완화와 폐지 역시도 이와 큰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추후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공급 확대책은 장기적으로 독과 같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당장에는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 재개발과 관련한 공약이 난무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이러한 상황을 아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좋든 싫든 공급을 억제할 수 있는 정책은 결국 완화가 되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며, 특히 분양가 상한제의 경우 사업성과 직결이 되기에 그 영향애 지대할 것입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하고 있는 모습들이 차기 정부에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선 이후에 말을 바꾸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공급의 문제는 정권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차기 정부가 아니더라도 위와 같은 흐름은 결국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공급 없이는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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